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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상 - ![]()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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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중 - ![]()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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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하 - ![]()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살림 |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간다. 어렸을 때 나이 스물다섯이 넘은 사람을 보면 우와 나는 저나이때 뭘하고있을까 우와 멋지다 이런 생각 했던 기억이 나는데, 막상 나이를 먹어보니 내 정신연령은 스물몇살의 어느때 이상은 더 자라지 않는다. 몸의 나이와 정신의 나이의 격차가 조금 난감하기도 하고, 내 나이때 우리엄마는 우리 삼형제가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하면서 새삼 엄마아빠를 존경하게 된다거나 하기도 한다. 지금의 나는 나이랑 상관없는 그냥 나지만 사회 속에서는 구분의 척도로 나이가 사용되니까 어렸을때의 내가 지금의 내 나이를 보듯 사회는 그 나이만큼의 요구되는 경험치와 행동을 요구한다. 그걸 잘 극복하는 게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 포인트인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사건들은 모두 덜 자란 어른이 더 덜 자란 아이에게 벌어지는 폭력에 관한 거다. 어른과 아이는 사회적 구분을 위한 살아온 시간의 차이일 뿐 사실 마음의 나이는 엇비슷. 요구되는 행동의 차이가 어른과 아이를 가른다. 그리고 어른의 행동을 요구받는 사회적 어른이자 마음은 아이인 누군가의 부모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에게 그 괴리를 풀어버린다. 딸에게, 딸의 몸에 위안을 받고자 하는 아버지는 그걸 딸인 유키에게 풀고, 의지할 남자가 끊임없이 필요한 엄마는 아들인 쇼이치로를 방치하고, 사이가 나쁜 아버지와 어머니는 료헤이에게 화풀이를 해버린다. 상처받은 아이들이 병원에서 만나 그 이후의 17년을 살아낸 후 다시 만난 시점에서 셋의 시간이 다시 엉켜 흐른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했고, 사랑하고 사랑받고싶어했지만 해본적이 없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다.
중간중간 공감되는 구절이 너무 많아서 다 표시하지 못하고 읽었다. 그 중 한 구절
"때로 이 세계는 부모라고 해서 반드시 성숙한 어른은 아니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아이이면서도 부모가 될 수 있으니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아이의 모든 것을 맡긴다면, 아이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때도 있거든. 아이를 기르는 일이 경쟁이 아니라는 것을 왜 가르쳐 주지 않는 거야. 나아갈 길도 가르쳐 주지 않고, 미숙한 부모만 책망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아이를 때리는 것과 다를 게 없어."
-중권 p284
-중권 p284
세 권이나 되는 분량답게(적당히 마음에 드는 장평이었다) 이런 문제 말고도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군데군데 있다. 이런 견해는 오늘의 우리에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쿡 찍어서 써버리면 너무 서글퍼진다. 황금만능주의라는거. 지금의 쥐 생각도 나고.
"돈이나 직책으로 사람을 따르게 해 봐야 별볼일 없지 않습니까?"
"별볼일 있건 없건, 그것 외에는 사람을 따르게 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사람을 거느리는 쪽에서 때로 착각을 하기도 하지요.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에 사람들이 감탄하고 있다고. 어림없는 소립니다. 머리를 숙이면 돈이 되니까 그렇게 할 뿐입니다. 반대로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같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따를 뿐인 겁니다. 물론 때로는 따르는 사람 쪽에서도 착각을 하지요. 윗사람에게 인정받으면 자신의 인간적인 가치도 높아진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고 허망함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어째서죠? 돈이나 지위로 인간 관계가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모든 것이 명백하고, 안심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요? 이쪽에 돈이나 지위가 있는 한 사람들은 머리를 숙일 테니까요. 자신에 대한 가치도 그 관계 안에서 분명히 찾을 수 있을 테구요"
"돈이나 지위가 없어지면?"
"그야 모든걸 깨끗이 포기해야겠지요. 명쾌하지 않습니까? 모호한 감정이나 인정 따위가 개입한 관계야말로 언제 배신당할지 모르니까 늘 불안한 겁니다. 가슴에 울분과 한이 맺히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속박하면서 오히려 상대를 따르는 경우도 생기는 겁니다. 어릴적부터 그런 관계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결국 돈이 떨어지면 인맥도 끊어진다고 결론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렇기에 애써 돈을 벌려고 하는 거지요. 자기에게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겁니다. 심지어는 다소 악한 짓을 하면서까지.."
중권 p371-372
"별볼일 있건 없건, 그것 외에는 사람을 따르게 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사람을 거느리는 쪽에서 때로 착각을 하기도 하지요.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에 사람들이 감탄하고 있다고. 어림없는 소립니다. 머리를 숙이면 돈이 되니까 그렇게 할 뿐입니다. 반대로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같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따를 뿐인 겁니다. 물론 때로는 따르는 사람 쪽에서도 착각을 하지요. 윗사람에게 인정받으면 자신의 인간적인 가치도 높아진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고 허망함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어째서죠? 돈이나 지위로 인간 관계가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모든 것이 명백하고, 안심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요? 이쪽에 돈이나 지위가 있는 한 사람들은 머리를 숙일 테니까요. 자신에 대한 가치도 그 관계 안에서 분명히 찾을 수 있을 테구요"
"돈이나 지위가 없어지면?"
"그야 모든걸 깨끗이 포기해야겠지요. 명쾌하지 않습니까? 모호한 감정이나 인정 따위가 개입한 관계야말로 언제 배신당할지 모르니까 늘 불안한 겁니다. 가슴에 울분과 한이 맺히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속박하면서 오히려 상대를 따르는 경우도 생기는 겁니다. 어릴적부터 그런 관계 때문에 고통을 겪다가, 결국 돈이 떨어지면 인맥도 끊어진다고 결론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렇기에 애써 돈을 벌려고 하는 거지요. 자기에게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겁니다. 심지어는 다소 악한 짓을 하면서까지.."
중권 p371-372
1999년의 책이다. 일본에서도 이슈가 될만했다 싶다. 십년이 지난 지금도 더하면 더했지 나아질 것 없는 듯한 세상이다. 지금의 나도 99년의 작가와 그 독자에게 공감한다. 이건 너무 우울해. 하지만 신문의 단골기사 내용들 세개만 뽑아도 각각 이만큼의 이야기가 그 안에 있겠지. 점점 더 사회는 부유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누군가가 있지만, 그게 과연 뭘 위해서 그래야 하는걸까.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내가 아이를 낳으면 나는 그 애한테 이 책의 아이들이 겪은 일은 겪지 않게 해 줄수 있는 걸까. 책의 중간쯤에 애를 씻긴다고 뜨거운물을 들이부어 전신 화상을 입은 아이가 나온다. 아직도 철딱서니 없는 내가 지금 아이를 낳으면 내 짜증에 겨워 애한테 그런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나는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있나. 진짜 이 책 읽으면서 별별 생각을 다해보고 안좋은 상상도 해볼수 있는 만큼 해봤다. 꾸는 꿈은 악몽이고 나는 우울해.
우리 엄마가, 이 책의 아이들이 겪은 일들을 겪게 하지 않고 이나이만큼 나를 키우기 위해서 엄마가 참아야 한 것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다시한번 부모님이 뼈저리게 고맙다. 굉장히 잘 쓴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완전 괴로웠기 때문에 섣불리 추천은 할 수 없다.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지만, 반드시 읽고 생각해봐야만 할 문제들로 가득한 책이지만, 어지간해서 다시 읽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어린 시절 5년동안의 성폭행 이후 오랜 시간 힘들었던 노부인이 유키에게 하는 이야기
"그런 다음, 그의 권유에 따라 병원의 의사 선생에게 다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의사 선생이 나한테, 당신은 생존자입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도 죽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라고... 나는 살아남을 생각도, 악착같이 살아 볼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헤프고, 추잡하고, 약과 술에 절어 아기도 못 낳는 여자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생존자라니, 그런 말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허망하게 목숨을 연장해 온 사람일 뿐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살아 있지 않느냐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지금은 언덕이 되어 주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살아남았기에, 행복해질 가능성도 있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기회도 찾아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정말 잘 참고 살았다고... 의사도 그 남자와 똑같은 말을 해주었어요. 진찰실에서 나오니까, 그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를 꼭 안아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군요."
중략
"-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었어요. 신문 구독을 권유받으면 제대로 거절조차 못 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 주고, 청소 하나, 빨래 하나 제대로 못 해도 화를 내지 않고.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생긴 거예요. 그때서야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드러내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도 다른 사람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 그런 단순한 깨달음으로 내 인생은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 거예요."
"나 말이죠, 아까 말했던 의사 선생의 부탁으로 몇 번이나 고민하는 여자들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은 당신만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인생이란 것이 그냥 고통스럽기만 하고, 허망하게 끝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나는 믿어요. 필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즐거워질 수 있는 길이 있을 거예요. 그걸 전하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하게 되었어요. "
"그렇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줘야 해요.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아요..."
하권 p103-106 부분발췌
"그런 다음, 그의 권유에 따라 병원의 의사 선생에게 다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의사 선생이 나한테, 당신은 생존자입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도 죽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라고... 나는 살아남을 생각도, 악착같이 살아 볼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주위 사람들의 눈에는 헤프고, 추잡하고, 약과 술에 절어 아기도 못 낳는 여자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생존자라니, 그런 말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허망하게 목숨을 연장해 온 사람일 뿐이라고.."
"그런데, 이렇게 살아 있지 않느냐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지금은 언덕이 되어 주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살아남았기에, 행복해질 가능성도 있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기회도 찾아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정말 잘 참고 살았다고... 의사도 그 남자와 똑같은 말을 해주었어요. 진찰실에서 나오니까, 그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를 꼭 안아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군요."
중략
"-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었어요. 신문 구독을 권유받으면 제대로 거절조차 못 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 주고, 청소 하나, 빨래 하나 제대로 못 해도 화를 내지 않고.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생긴 거예요. 그때서야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드러내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도 다른 사람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 그런 단순한 깨달음으로 내 인생은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 거예요."
"나 말이죠, 아까 말했던 의사 선생의 부탁으로 몇 번이나 고민하는 여자들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은 당신만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인생이란 것이 그냥 고통스럽기만 하고, 허망하게 끝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나는 믿어요. 필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즐거워질 수 있는 길이 있을 거예요. 그걸 전하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하게 되었어요. "
"그렇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 줘야 해요.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아요..."
하권 p103-106 부분발췌
나이값을 해야겠다. 더 많이 겪고 읽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마음도 자라야겠다. 내 괴로움을 남의 상처로 만들지 말자. 나를 나로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한번 생각하자.
덧. 절판된지 오래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읽었다. 재판 왜 안되는지 알수 없는 책. 알라딘에 한세트 중고가 권당 만원에 풀린게 있으니 혹시 사실분은 참고합시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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